① 공정성의 문제를 야기하고,
②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게 한다(파업의 본질외면, 노사간의 ‘소모적 갈등’으로 축소)
이랜드 사건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는 파업 종료 직후, 파업을 이끌었던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과 가진 국민일보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 단상을 짚어볼 수 있다. (‘언론에 비친 비정규직… 파업 시작땐 취재진 북적 타결 즈음엔 이미 잊혀져’_2008.11.19)
Q. 기자들이 보도하는 것 보셨을 때, 제대로 보도한다는 생각이 드셨어요? 당사자 입장에서.
- 워낙 보도가 많이 되어서. 방송은 여전히 본질 못보고 사건 중심으로 가고, 그 다음에 다른 매체들, 진보적인 인터넷 매체도 시간이 지나면서 본질을 떠나고..
- 이번 합의도 합의 내용만 단편적으로 보도됐어요. 사건이 매듭지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에 대한 의미 평가 분석이 언론사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전문가 입을 빌리든지. 그래야 독자들도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같은 갈등에 있어서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는 ‘싸우는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살펴본 각 언론들이 추구하는 사회정의의 가치와 이어지는 문제다. 진보언론은 진보언론대로, 보수 언론은 보수언론대로 자신들 나름의 사회정의를 추구하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언론보도의 주요 쟁점인 ‘공정성’의 원칙이 결여되는 기사가 보도되게 된다. 사회적 정의의 추구가 지나쳐 한 쪽 측면 만을 부각시켜 보도하는 편향성을 띄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더욱 관철시키기 위해 더욱 극적이고 자극적인 그림이나 에피소드들만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는 사건의 본질을 전해주지 못하고(혹은 고의적으로 숨기고) 순간순간 사람들의 관심만 유발시키는 뉴스들만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사회정의’ 추구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가 발생하게 되는 되는데 ‘사회정의’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 언론보도의 공정성이 위배 될 수 있는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정의 가치에 대한 문제는 미디어 보도의 객관주의-주관주의 문제와도 이어지게 된다.
ex_
기나긴 이랜드의 파업보도 중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점과 이랜드 노조원의 해고실태 등에 대해 제대로 보도한 주류 언론사는 거의 없다. 공공성 공익성을 존재이유로 설명해 왔던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아예 없었다. ‘과연 노-사간 협상에서 타결될 수 있을 것인가?’, ‘정부가 언제 강제해산할 것인가?’, 또는 ‘얼마나 더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것인가’에만 그들의 눈은 고정되어 있었다.
특히 충돌장면을 계속 내보내며 갈등을 강조하는 보도가 많았다. SBS<벼랑 끝 충돌>에서는 “플라스틱 박스가 날아들고 양쪽이 뒤엉키면서 매장 안은 아수라장”이라며 폭력적 대치 장면을 부각시켰고, KBS도 <13곳 영업중단>에서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매장 입구를 가로 막은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인다”며 몸싸움 장면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MBC역시 <해고반발...점거>에서 “개장과 함께 노조원 100여 명이 계산대를 점거했습니다. 출입구가 손수레로 막히면서 영업은 전면 중단됐다”며 앞머리에 충돌장면과 점거 장면을 계속 보여줬다. 사안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는 커녕 노사간의 입장차가 커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만을 반복해서 내보냈다. 결국 이랜드 파업이 소모적인 갈등만을 불러오고 있는 것처럼 다룬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