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냉전 이후 동북아시아 국제정세와 일본 외교 정책의 변화
1. 냉전 이후 동북아시아 국제정세의 변화
ⅰ. 미국
미국은 냉전 체제에서의 경쟁자인 러시아에 대해 냉전 붕괴로 인한 상황 변화는 정치적 불안정으로부터 오는 국내정치적 변화와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소련의 군사력은 항상 안보에 대한 위협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추구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정치․경제․군사적인 협력 추구는 러시아가 이 지역 내에서 지역 강대국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다시 확보하려는 의도로 판단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의 보수 세력들에 의한 동북아시아 지역 환경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해관계에 반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러시아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동북아시아에서의 안정을 원하고 있어 현 상태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세력으로 간주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시장 개방 이후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중국과 핵 위협을 통한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유발하는 북한의 핵문제가 냉전 이후 미국의 새로운 위협을 나타났다.
ⅱ. 중국
중국은 냉전체제 이후 동북아시아의 세력구조를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군비 확충과 제 3세계국가들의 맹주적 위치 확보 및 유지, 지속적인 경제서장 등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하여 ‘평화적’인 주변 환경을 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MD정책과 이에 동조하고 있는 일본의 군사․안보적 강화는 중국에게 불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MD정책에 의하여 미국이 대만을 동맹국의 범주에 포함시킬 경우 발생하는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ⅲ. 북한
냉전 이후 북한은 동북아시아의 가장 위협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되었다. 특히 북한에 의해 제기된 핵 문제와 북한의 미사일과 인공위성 발사 시험은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미국은 북한에 의한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의 저해와 긴장 상태의 고조를 원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일 체제의 공고화와 현재 처해 있는 경제적 어려움의 해결, 그리고 미국 및 일본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한 국제정치적 고립상태의 탈피를 위하여 오히려 더욱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정책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미 북한은 핵 문제의 타결을 위하여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통하여 실리를 얻어낸 바 있으며, 공세적인 강경한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적으로 김정일 체제를 결속시키고 대외 정책적으로는 미국과 일본과의 직접 협상을 유도할 수 있다고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일본의 동북아시아 외교정책 변화
일본은 냉정의 종식과 함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영향력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제정치적인 영향력의 확대와 적극적인 군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동북아시아에서의 군사대국화 되려는 의도의 진위와는 관계없이 정치적, 군사적인 적극 참여가 탈냉전으로 인한 동북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러한 일본의 정책은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대한 입법제정으로 동북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이 상실되거나 일본의 안보가 위협받게 될 경우 과거와는 달리 제도적으로 적극적인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2001년 테러 이후 신속하게 미군의 후방지원을 위한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아프가니스탄에 자위대 병력을 파견하였으며 그 후 2001년 12월 7일 일본의 참의원은 정전감시 및 지뢰제거 작업 등 유엔평화유지군(PKF : Peace Keeping Force)의 주요 업무에 대한 자위대의 참가를 허용하고 무기사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PKO법안’개정안을 가결하였다. 이로써 일본 자위대는 유엔군이나 미국의 후방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세계 모든 지역에서 준군사활동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현재 일본의 자위대의 무력증강과 현대화를 위해서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자위대의 전반적인 전력증강과 기동력 확보 그리고 첨단 방위체제의 구축 등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대외 정책적 변화는 일차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정치․경제적 입장을 확보하고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경제력에 부합하는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될 수 있다. 현재 미국 또한 일본의 이와 같은 노력에 대하여 동북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과 지역안보에 대한 방위비의 분담, 그리고 국제평화에 대한 일본의 역할 기대 등의 이유로 일본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2001년 테러 이후 미일관계를 미영관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하여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이 증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3. 일본 외교정책의 변화 요인
ⅰ. 국제적 요인
①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른 자주방위 의지의 확산
냉전체제의 붕괴는 일본에게 소련이라는 위협 요소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다 준 반면, 과연 미국이 탈냉전체제 아래에서도 일본의 안보를 책임져 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미국은 걸프전에서 다국적군에 자위대를 파견하지 않았던 일본에 대하여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신뢰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는 걸프전에 130억불을 지출하고 그에 합당하는 대접을 못 받은 일본 외교정책의 비판을 불러왔다. 이러한 배경으로 일본은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 외교정책으로의 방향으로 방위력 증강으로 변화하였다.
② 국제 정세 환경의 변화로 인한 일본의 정치적․군사적 영역에서의 역할 증대 요구
냉전기에는 일본이 스스로의 방위만을 하는 것으로 서방의 안전 더 나아가서 국제사회의 안정에 족하였으나 냉전 붕괴와 걸프전이 일본 외교정책의 변화를 요구하였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은 신속하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을 제정함으로써 걸프전에서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 외교정책을 펼쳤다.
③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에 대한 직․간접적 안보위협 증가
1993~94년의 북한의 핵 개발과 NPT 탈퇴 소동으로 일본 국민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특히 1998년 8월,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날아 태평양에 떨어진 사건은 일본국민들을 경악케 하였다. 또한 뒤이어 1999년 3월에 발생한 북한 간첩선의 일본영해 침범사건은 일본의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안보 위협 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군사적 대국화도 일본 안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대만의 민주화를 저지하는 중국의 행동, 일본의 항의를 무시한 중국의 핵실험, 실패로 끝난 장쩌민의 방일 등은 일본인들로 하여금 위와 같은 중국에 대한 인식을 한층 강화시켰다. 이러한 중국과 북한의 안보위협으로 인해 일본국미들의 수동적 안보의식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하였고 일본인의 안보의식을 고양시키고 있다.
ⅱ. 국내적 요인
① 보통국가를 지향하는 일본인들의 의식변화
걸프전으로 촉발된 일본의 국제공헌 논쟁에서 ‘국제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서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보통국가론은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른 국제질서의 개편 과정에서 일본의 상대적 지위 향상을 배경으로 점차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신가이드라인’의 합의, ‘주변사태법’제정, ‘일본 국기 국가에 관한 법안’제정, ‘자위대법’ 개정 등이나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이러한 일본국민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겠다.
② 정계개편에 따른 사회당의 몰락과 자민당 주도의 연립내각
1996년 선거에서 사회당의 붕괴로 전후 자민당 주도의 외교 정책의 균형추가 사라짐으로써 지금 진행 중인 적극적 외교정책을 제어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③ 정치지도자의 세대교체
고이즈미 등으로 대표되는 전후 세대의 정치인들은 과거 일본의 침략 행위에 대하여 반서할 것은 반성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여 과거의 역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이제 가해자로서의 역사적 구속에서 벗어나 일본 자신의 의사와 의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전쟁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국내외 문제에 대하여 주변국과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고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보다는 국내외의 여론이나 분위기에 편승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던 기존 정치인들과 대조되는 것으로 정치지도자의 세대교체로 보통국가론과 자위대 방위력 증가로 대표되는 적극적 외교정책은 가속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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