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의 대만 내 반독(反獨)세력과의 연계
현재 대만 내 주요 정당은 대중국 관계 설정을 두고 크게 범람진영과 범녹진영으로 나뉜다. 범람진영은 국민당과 국민당에서 분리되어 나온 친민당, 신당으로 구성된다. 범록연맹은 집권당인 민진당과 우호세력인 대만연맹이 해당된다.
범람진영의 경우대만은 이제 더 이상 “중국과 통일을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독립을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입장이다. 즉 시대상황의 변화로 대만 주민을 대변해야 하기에 ‘중국우선’이 아닌 ‘대만우선’ 정책을 내세우게는 되었으나 대만의 정치·경제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대만의 독립을 굳이 추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2005년 국민당 주석에 선출된 마잉지우는 “중국공산당에는 반대하지만 중국은 반대하지 않는다; 대만 독립에는 반대한다; ‘쌍방주의’에 의거해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의 ‘신중간노선’을 취하고 있다.
이에 범록진영은 대만은 하나의 주권국가이며, 중국은 법적·역사적으로 대만을 지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1885년 청조와 일본 간의 시모노세키조약 체결 이래 대만은 중국왕조의 직접통치를 받은 것은 1885~95, 1945~49년까지 15년에 불과한다. 1949년 이래 대만은 사실상의 독립국가이며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은 대만을 중국의 영토로 인정하였지만 효력을 가진 조약이 아니라 의사의 표명에 불과하다.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대만을 포기한다고는 선언했지만 중국 혹 기타 국가가 대만통치의 법적 승계자라고 표현하지는 않았고 주장한다. 이같은 역사 인식 아래 집권 이후 민진당은 대만 사회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문화적·역사적 독립의 ‘탈중국화’를 통해 대만의 독립을 기정사실화하려 한다.
이에 중국은 대만을 중국의 주권하 영토로 인식한다.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대만은 중국의 분명한 영토이기 때문에 대만은 절대 중국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현실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직접통치를 실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국은 대만 내 반중촉통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 내 반독 세력과 연계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분야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세계적으로 반중촉통 세력을 조직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은 2005년 대만 내 반독세력인 국민당의 주석 렌잔과 친민당의 주석 송추위를 각각 중국으로 초청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였다. 사실, 중국과 대만의 국민당은 적대적 관계였으나 2000년 천수이볜이 당선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국민당은 이제 중국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그러나 중국에게 있어서 대만에 대한 가장 유용한 지렛대는 경제적 영향력이다. 이미 양안경제는 상호보완적,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20여 년간 양안 간 무역의존도는 계속 증가했다. 중국의 대만 의존도보다는 대만의 대중 의존도가 훨씬 높다. 2006년 말 기준 양안 교류 규모는 수출액(207억 불)과 수입액(871억 불)을 합해 1천억 불을 넘어섰다. 대만의 대중국 무역의 순이익도 663억 불 이상이다. 중국은 대만의 제1의 수출국이자 제2의 수입국이 되었다. 그리고 양안 간 무역은 2007년 7월까지 누계 총 6,699억 불, 대만의 대중국 무역흑자는 4,386억 불을 기록하였다.
현재 중국 진출 대만기업은 총 5만여 개이며, 대만 기업인 및 가족은 100만 이상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대만 기업들이 중국 경제발전에 공헌하도록 유도하고 대만경제의 대중 의존도를 심화시켜 통일을 위한 물질적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 내 세력 중 특히 대만기업인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데, 이들 대만기업으로 하여금 집권당에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반독촉통에 나서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즉 중국은 이러한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이용해 반독정치세력과 친중경제세력을 연계하여 대만 독립세력의 역량을 직간접적으로 약화시키고자 한다.
2) 대만의 외교적 고립
1971년 10월 UN 회의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UN에서의 일체의 합법적 권리회복과 중화민국의 UN 및 UN의 모든 소속 기구로부터 축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대만은 이 결의안이 대만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대표단을 철수시켰다. 이후 대만은 UN에서 의석을 상실한 것에 이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등에서도 모두 대표권을 상실했다.
현재까지 대만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치면서도 국제사회의 정식일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만은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전중국의 대표권을 가지기 위해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대신 독자적인 외교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대만은 여러 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그 첫째는 국제협력 발전기금의 명의를 이용한 원조외교이다. 에너지협력, 경제원조 등 방식으로 비수교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힘을 쓰고 필요에 따라 인도주의적 명분으로 지원을 확대해 대만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평가를 획득하고자 한다.
둘째, 대만은 민주주의 이미지를 활용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한다. 대만은 그동안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민주선거를 치러왔고 이미 여러 차례 평화로운 권력교체를 실현해왔다. 대만은 정치권의 민주적 소양과 자정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서방의 민주주의 국가들로 하여금 중국과 대만을 비교하게 만든다.
셋째, 대만은 정부 및 비정부 차원의 국제기구 가입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는 UN에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의 이름으로 가입을 신청하고자 한다. 또 세계보건대회의 옵서버자격에서 나아가 세계보건기구의 회원국으로서 참여하기를 원한다. 한편, 비정부 차원에서는 2005년 7월을 기준으로 2,077개의 민주, 인권, 문화, 교역 경제협력 분야의 민간국제조직에 가입해 있다.
이에 중국은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대만의 외교공간을 전방위적으로 봉쇄하고자 한다. 첫째, 대만과 수교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소빈국들인데, 중국도 대만의 원조외교처럼 경제협력이란 이름하에 제3세계 국가들에 경제원조와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의 대가로 이들 국가들에게 대만과의 국교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중국은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유일한 합법정부이기 때문에 대만은 원칙적으로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만이 받아들인다면 일부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중국의 일개 지역의 명의로서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셋째,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대만의 후견국인 미국을 들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대만과 미국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자 한다.
3) 중국의 군사적 개입능력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안보적 지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 단교하면서도 대만의 안전보장을 명문화한 대만관계법을 제정한 이후 대만과 비공식 군사관계를 유지해 왔다. 1982년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줄이고 최종적으로 이를 중지한다는 미중 공동 성명을 발표했지만 미국의 대대만 첨단무기판매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중국은 1979년 이후부터 무력통일에서 평화통일로 전환하였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주권과 영토의 수복대상인 대만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제나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양안의 군사력을 비교해 본다면 육군전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병력을 보유하지만 대만 본토에 대한 상륙침공은 매우 제한적이다. 해공군력에서는 중국이 양적으로 압도하나 질적으로 대만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대만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없더라도 중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첫째, 군현대화를 통해 대대만 군사적 억지력을 제고하고자 한다. 즉, 중국군의 전반적인 군현대화를 통해 군사적 열세에 있는 분야를 보강해 대대만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
둘째, 중국은 외부로부터 선진무기와 관련기술을 수입해 질적 군사능력을 제고한다. EU의 대중 무기금수조치 해체가 실패한 후, 특히 러시아로부터 무기와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셋째, 2005년 3월 반분열국가법의 제정에서 보듯 대만의 독립을 법적으로 차단하고자 한다. 중국은 전인대 제10기 3차 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대만의 독립 시도 시 무력 사용을 합법화하는 총 10개 조의 반국가분열법을 가결, 통화시켰다.
넷째, 2005년 9월 중순 실시되었던 중·러 합동군사훈련에서도 알 수 있듯, 중국은 대만 유사시를 대비한 즉각적인 군사행동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후진타오는 최근 군 고위급 인사에서 대만을 관할하고 있는 난징군구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대만 군사전문가이다. 이러한 중국 구위 군부인사로 미루어 대만에 대한 일종의 경고와 함께 대대만 유사시를 대비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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