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는 하버마스(Habermas)가 제안한 ‘숙의 민주주의’이다. 숙의 민주주의는 ‘참여’를 통해 시민을 정치의 주체로 회복시키고 정치 과정을 공정한 것으로 이끄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숙의 민주주의의 성립 요건으로 공통의 관심사에 관한 시민들 사이의 숙의가 일어나는 사회적 공간인 ‘공론장’을 제시하였다. 그는 공론장을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토론에 참석할 수 있으며, 그 동안 금기의 영역에 있던 주제까지 토론하는 공간'으로 규정한다. 즉, 시민들의 관심분야와 정치적 문제들이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영역으로, 비판적 참여의 통로가 되는 공론장의 생성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의 정치적 의사교환이 활발하게 한다.
이러한 가운데 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공론장의 재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인터넷 자체적인 특징으로만 봐도 인터넷 접속 환경이 구축되고 글쓰기 능력만 갖춰지면 누구든지 온라인 공론장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며, ID에 의해 서로 만남을 갖고 토론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된다. 이에 따라 기존 매스미디어로부터 소외돼 온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비교적 평등한 주체로서 수평적인 관계에서 토론에 참여하면서 다양하고 솔직한 의견들을 교환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온라인의 기술적 특징인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은 공론장의 활성화에 대한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더구나 ‘블로그’라는 1인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매체를 갖고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블로그의 공론장으로의 기능 가능성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
이에 선스타인(Sunstein)의 그의 저서 'Republic.com 2.0'에서 블로그의 공론장으로의 역할에 대해 다소 비관저인 대답을 내놓았다. ‘집단 양극화(group polarization)'으로 인해 오히려 기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가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선스타인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블로고스피어의 ‘링크’는 주로 ‘끼리끼리(like-minded)’ 이뤄지고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였다. 즉,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숙의 민주주의가 현실화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 정보와 의견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접할 수 있다는 인터넷 공간의 특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인터넷을 매개로 한 토론이 사실은 비방과 폭언의 무차별한 남용 그리고 분노와 두려움과 같은 감정의 표출에 불과 할 뿐 합의지향적인 제안과 논증으로 승화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한다. 즉,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인터넷 토론이 기존의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을 증폭시킬 뿐, 갈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선스타인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블로고스피어를 보면 언뜻 보기에도 집단 양극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블로그의 경우, 1인 미디어라는 특성상 운영자의 역할이 블로그 내의 의견 형성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숙의 민주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더구나 사람들은 자신과는 반대되는 의견은 아예 접하지 않으려고 하고 오히려 반대 의견은 ‘비이성적 의견’으로 몰아가 결국 묵살시키는 현상을 보면 온라인 상에서의 공론장만큼은 실현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점을
접하지 않으려고 하고 오히려 반대 의견은 ‘비이성적 의견’으로 몰아가 결국 묵살시키는 현상을 보면 온라인 상에서의 공론장만큼은 실현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 된다.
그런데 블로그 등의 커뮤니티 운영자들 또는 서비스 업체들은 이러한 걱정들을 한 적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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